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낡은 서류 속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또한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페스트가 쥐들을 다시 깨우고, 그 쥐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내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도 그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 소설은 또 회자되겠지,
[페스트는 고독하지만 고독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을 공범으로 삼는다. 그런 사람은 공범이 분명하며, 그것도 그렇게 된 것을 즐거워하는 공범이기 때문이다. 그는 눈에 띄는 모든 것, 즉 여러 가지 미신, 까닭 없는 두려움, 신경과민이다 싶을 정도의 불안감, 페스트에 관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이상한 버릇, 그 병이 두통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안 뒤부터 머리가 조금만 아파도 창백해지고 불안해지는 심정, 그리고 잠시 잊은 것을 무시한다고 여기고 바지 단추 하나만 잃어버려도 상심하는 초조하고 예민한, 요컨대 불안정한 감수성, 이 모든 것의 공범인 것이다.]
[페스트 속에서만 사는 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에요. 물론 인간이라면 희생자들을 위해 싸워야죠. 하지만 뭔가를 사랑하지 않게 된다면 투쟁은 해서 뭐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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