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당신은 정관사가 필요하다.개와 걔도 정관사가 필요하다.자살해도 정관사가 필요하다.가장 적확한, 초라하지도 모자라지도 배신하지도 않는 정관사를 찾아야 한다. 모든 특성의 총합인, 그런 정관사를 찾아야 한다.[나는 삶과 죽음과 우정과 사랑 따위의 명사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만 알고 있는 건 아는 게 아니었어, 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거였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워진 머릿속은 더러운 백지처럼 되었고, 그 위에는 무엇을 쓰더라도 더럽게 얼룩질 것이다.][하지만 어른이 되어야 해, 어린애는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삶은 죄 아니면 무죄였어, 죄가 없는 드문 자리에 무죄가 있었지, 대부분은 죄로 잠식되어 있었다.][나와 누군가를 한데 묶어 우리라고 부르지 않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