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무궁무궁

에뷔테른느 2025. 10. 20. 02:39

머리를 쪽 쪼개는 글. 카프카의 도끼를 빌리자.
쪼개진 마음을 매끈하게 봉합하는 글. 다시 카프카의 도끼를 빌리자.
왜 또 빌리는데. '낯설게 하기'야.
이미 새롭지 않은걸. 사실 그냥 '늘어놓기'야.


[나는 지금도 처세에 약하다. 회오리치는 의혹의 소용돌 이 속에서, 터질 듯한 뒤죽박죽의 박동 속에서, 팽팽한 사물처럼 버티고 있을 뿐이다.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해석할 수 있을 때까지. 이런 습성이 비약과 오독의 세계로 나를 데려간 것이라고 그래서 내가 시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 다만 나는 공기의 저항으로 날아오르는 새처럼, 내가 어떤 저항을 통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를 이해했다.]

[권태 속에서 눈머는 일은 죽음과 같다. 불안으로 깨어 있는 리듬만이 아름다운 것을 보게 한다. 그것이 무기력의 맞서는 유일한 무기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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