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페르소나주

에뷔테른느 2026. 4. 3. 20:26

   비몽사몽의 경계         의식의 문지방
          상상계의 경계           꿈들의 군도(群島)
추억의 편린        상념의 파편    광물같은 인내력
               잉크에 젖는 생     몽상의 번데기
단어들의 피륙             읽힌 상처
                  생각들의 습곡과 욕망들
           촉진에 가까운 청진              음영의 파편물
    생각과 언어의 침전물            낮의 외피


쓰여지길 갈망하는 말 없은 거지들의 읽힌 상처들.

[그들은 우리 눈 마저 벗어난, 은밀하다 못해 불길 같은 시선 아래 달아난 흐릿한 이미지들의 응결체로부터 태어난다.]

[광물 같은 인내력을 발휘하는 이 말 없는 거지는 받아 마땅한 보시를 받겠다며 한사코 기다린다.
종이색 피부를 선사 받고 잉크에 젖는 생으로 살아 가니, 단어들은 살이 되고 동사들은 피가 된다.]

[쓰고 싶은 욕구, 그게 뭔지 모르지만(알 수 없는 것 으로 가득찬 커다란 침묵) 자기에게 익숙한 단어들로 번역하고 싶은 욕구. 저 깊은 낯섦을 모든 사람이 아는 언어로 번역하고 싶은 욕구.]

[망각의 강 속에서 언제 녹아버릴지 모를 약간 떫은맛이 나는 그림자 한 가닥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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