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대의 모순이 그 시대의 모순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한없는 모순······.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量感)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 도 되는 것일까.]
[이십대란 나이는 무언가에게 사로잡히기 위해서 존재하는 시간대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하나씩은 필히 사로잡힐 수 있어야 인생의 부피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인생을 방기(放棄)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까지 무위한 삶을 견디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젊어서는 그렇게도 넘치던 한숨과 탄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 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삶에의 모진 집착뿐이다.]
[강함보다 약함을 편애하고, 뚜렷한 것보다 희미한 것을 먼저 보며, 진한 향기보다 연한 향기를 선호하는, 세상의 모든 희미한 존재들을 사랑하는 문 제는 김장우가 가지고 있는 삶의 화두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그 래서 그는 세상을 향해 직진으로 강한 화살을 쏘지 못한다. 마음으로 사랑이 넘쳐 감당하기 어려우면 한참 후에나 희미한 선 하 나를 긋는 남자.]
[나는 나인 것이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발버둥 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를 학대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특별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찾는 대신 많은 인생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택하기로 했다. 삶의 비밀은 그 보편적인 길에 더 많이 묻혀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나도 시인했다. 이모는 그렇게 못난 사람이 아니었다. 삶 대신 죽음을 선택한 것 말고는 내가 알고 있는 이모는 정말 괜찮은 사 람이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조차도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모 같은 사람이 뿌리 내리며 살기론 이 세상이 너무 얇았던 것이다.]
'읽기는 했는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검은 피부, 하얀 가면 (0) | 2026.05.08 |
|---|---|
| 약속의 세대 (0) | 2026.05.08 |
| 불안 (0) | 2026.05.06 |
| 다뉴브 (0) | 2026.05.05 |
|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0) | 2026.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