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에뷔테른느 2026. 4. 7. 14:23

캐서린 웹, 케이트 그리핀, 클레어 노스.
n번째 삶을 살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작가님에게_
세계의 종말이 더 빨라지고 있답니다. 어서 더 많은 작품을 써주세요.


[“당신네들이 불청객이니까요! 베트남 사람들도 베트남에 미국이 있는 걸 원치 않고 중국도 원치 않고 당신네 미국 국민들도 원치 않는단 말입니다! 아무도 싸우기를 원치 않는데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합니까?”]

[“당신의 존재 이유는 뭡니까?” 그 말은 오랜 세월에 걸친 예절 교육과 신중한 자제로 빚어져 있었지만 그 말을 쏟아내는 숨결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내 목덜미를 찢어 선혈을 삼키고 싶어 미쳐가고 있었다. 
“이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오거스트 박사님? 당신은 죽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세계가 리셋된다 이거죠, 쾅! 하고.” 
손바닥이 테이블을 내리치자 그 기세에 도자기 받침에 받친 찻잔이 펄쩍 튀어올랐다. 
“우리같이 하찮은 삶을 사는 하찮은 사람들은 다 죽고 없어지고 이 모든 게…….”]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점잖은 사람들이 점잖은 인생을 살아가는 게 마치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별 볼 일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좀 들어보세요. 이 ‘점잖다’는 것, 그게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거예요. 과학자 아저씨, 아저씨가 모든 남자를 친절하게 만들고 모든 여자를 아름답게 만드는 기계를 이론화하려 한대도 난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기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발을 멈추고 할머니가 길 건너는 걸 도와주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노화를 치료하거나 기근을 없애거나 핵전쟁을 끝낸다 해도, 여기(하더니 손등 뼈로 내 이마를 짚었다)하고 여기(라고 말하면서 가슴에 손바닥을 꼭 댔다)를 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먼저 점잖아져야 하고, 그다음에 천재가 되어야 하거든요. 안 그러면 사람들을 돕는 게 아니라 기계의 노예가 될 뿐이에요.”]



'읽기는 했는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원  (0) 2026.04.09
방 안의 호랑이  (0) 2026.04.08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0) 2026.04.07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0) 2026.04.07
공중의 복화술  (0)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