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외로우면 종말

에뷔테른느 2026. 1. 6. 21:57

그렇구나, 종말은 외로운 운석이 때문이었구나.


[다른 사람들의 예쁜 부분은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는데 어쩐 일인지 그 안에 나를 대입하면 생각이 뚝 끊겼다. 나를 어여삐 여긴 게 언제였더라? 신나는 마음으로 오늘 뭘 할까 고민했던 적은 또 언제였지? 기억을 아무리 되짚어도 멈추는 구간이 없었다. 내 안의 나는 늘 허둥대고 조급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오늘의 일을 가까스로 끝내고 내일의 일을 추려 이리저리 끼워 맞추는 일과가 그리 신나지도 않았다. 나는 매일 나를 건너뛰는 데 열심이었다. 하루 종일 애써서 할 일을 끝냈다면 조금쯤 기특해해도 좋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숨 죽은 베개처럼 일과 저편으로 밀려났다. 남다른 각오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나는 나를 들여다보는 일을 자꾸 잊는다.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일에 자꾸만 옹색해진다.]

[미워하는 마음은 직선으로만 뻗는다. 일말의 망설임 없이 뻗어나가는 미움은 속도가 붙으면서 광포해진다. 내가 밉고 싫고, 주변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세계가 더없이 오만하고 불공평해 보이는 시간들을 나는 겪었다. 곡선으로 흐르는 다독임과 위로의 시간을 그때 알았더라면 나는 조금 덜 외로웠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나는 겁에 질린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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