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힌 귀퉁이에 살고 있는 걸까,
쓰고 나면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을까,
말이 텅 빈 감옥에서 해방 될 수 있을까,
닿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말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
삶이 다시 비처럼 내린다면 그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만난 적 없는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쩌면 어떤 형체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구체적인 형체가 생기는 순간 실망감을 안겨줬으니까. 사랑이 누군가의 신체와 말이 되고, 슬픔이 울음이 되는 순간 구질구질해졌던 것처럼.]
[세상이 A4 용지라면 아무래도 동이 씨와 나는 살짝 접힌 귀퉁이, 그 세모 안에서 사는 것 같다. 네모 말고 세 모. 네 면이 아니라 세면에 살아서 한 면을 통째로 볼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모르는 게 많고,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아닐까. ... 접힌 귀퉁이에서 사는 사람들은 우아하고 완벽한 곡선처럼 매끄럽게 이어지는 대화를 나눌 수 없다.]
[가만히 둬도 자라는 마음이 있고, 가만히 둬서 죽어버리는 마음이 있다. 그런데 마음은 비명을 지르며 죽었던가. 그 시절을 생각하면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모든 소리가 멀게 느껴진다. 우리가 나눴던 모든 말이 극과 극에서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것 같다.]
[사람들은 다채롭게 미쳐 있고, 비슷하게 절망하며 산다는 걸]
[먼 곳 어딘가에 있을 '나'와 가닿고 싶은 '너'. 언젠가 그들을 마주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 나를 대신해 이야기가 먼저 도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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