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동물의 눈으로 본 인류의 역사

에뷔테른느 2026. 1. 18. 17:39

동물의 눈으로 본 지구인 보고서

가장 큰 위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
_딕딕

어떻게 그렇게 작은 몸집에서 그런 힘이 나올 수 있었을까?
_자이언트 땅늘보

우리도 인간들이 고마워. 정말로 고마워하고 있어. 하지만 울타리는 항상 닫혀 있지.
_알파카

펜을 들고 와서 이것저것 적는 사람도 있어. 뭘 적는지 알아? 내 아름다움에 관한 글이야.
_공작새

인간들은 이야기를 잘도 지어낸다니까. 그래 놓고 사실이라고 믿기는 하는 걸까?
_유럽살모사

맛은 형편없어. 뼈만 잔뜩 있고 고기는 별로 없어. 사냥하긴 쉬운데··· 그건 그냥 내 눈앞에 있으니까 그런 거야. 가끔 도망치기도 하지만 한 번 껑충 뛰면 따라잡을 수 있어. 소리를 질러대지만 금세 잠재울 수 있어. 내 발로 한방 치면 끝이거든. 인간들이 나를 그물로 덮치던 날 이 모든 것이 끝났어.
_사자

그러다 그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어둡고 답답해서 몹시 두려웠던 그 일이. 기억나는 거라고는 남자 두 명에게 우리가 붙잡혔다는 것 뿐이야. 비밀스럽게 벌어지는 일 같았지. 그 다음엔 온통 어둠 뿐이었어.
_누에

솔직히 말할게. 내 주인은 너무 무거워. 아무리 내가 힘이 세더라도 이 무게엔 주저앉을 수밖에 없어. 그렇다고 주인을 태우지 않을 수도 없으니 죽을 맛이야.
_말

몇 세기 동안 우리를 두고 너무 심한 거짓말들이 퍼졌어. 나쁜 소문들이 퍼지고, 또 퍼지고···
_쥐

엄마는 가장 높은 교수대에 매달렸어.
_돼지

사람들은 그러지 않지. 더 많은 걸 원해. 더 화려하고 더 시끌벅적한 것들을.
_소

놈들은 나를 보자마자 줄행랑쳤어. 어찌나 느려 터지던지···
_북극곰

우리가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가는 건 먹이를 찾기 위해서만이 아니야. 우리가 피하고 싶은 것이 물 위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그들은 나무배를 타고 와. 그 배에 아주 위험한 것을 싣고 다니다가 우리를 만나면 던지지. 그걸 맞으면 다시는 풀려날 수 없어. 내 눈으로 직접 본 적도 있어. 향고래의 피로 바다가 빨갛게 물드는 장면을 말이야.
_향고래

어, 저건 뭐지? 덤불 속에 숨어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저것 말이야.
_카카포

그런데 요즘 시끄러운 일이 생겼어. 생김새는 개코원숭이를 닮았는데 하는 짓은 완전히 달라.
_콰가

그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부서져 버린 것만 같아. 이 세상은 색을 잃어버린 것 같아.
_비둘기

그런데 그날, 트럭이 온 뒤로 내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어.
_닭

마지막 순간에 그 애는 나를 꼭 안았어. 다시는 내려놓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어.
_고양이

귀를 찢을 듯이 커다란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머릿속까지 사납게 울린다. 나는 소리 지른다. 하지만 커다란 소리에 묻혀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무섭다.
_침팬지

그렇지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져. 우리 모두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_제브라피시

인간들이 더 미쳐버린 것 같다.
_산악고릴라

캐나다에서 내가 알게 된 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여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는 거야.
_범고래

이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인간들이 계속 찾아올까? 엄마랑 나랑 둘만 있어도 보러 올까? 인간들이 오지 않는다면 이곳에는 엄마랑 나랑 둘만 남게 된다. 할아버지가 안 계셔도, 태양은 늘 그렇듯 드넓은 벌판 위로 타오르는 공처럼 떠오를 것이다. 엄마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와도. 내가 우산 같은 나무 아래에서 영원한 잠에 들어도, 태양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떠오를 것이다.
_북부흰코뿔소

몸을 둥글게 말아서 머리를 감싸면이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우리가 비좁아 몸을 돌리기도 힘들어.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_말레이천산갑

후, 정말 오래 걸렸어. 우리는 기다리다 지쳤는데, 인간들은 참 느긋하더라.
_브루케시아 나나

아무튼 우리는 천국에 온 것 같아.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우리 집사야.
_고양이

'읽기는 했는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0) 2026.01.19
바흐 바흐, 이란  (0) 2026.01.19
어린 심장 훈련  (0) 2026.01.18
스위트 솔티  (0) 2026.01.16
G.H.에 따른 수난  (0)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