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밤 존재에 대한 질문과 길을 걷던 소년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떤 것은 바뀌었지만 어떤 것은 절대 바뀌지 않은 세상에서.
[어떻게 순수한 정치적 신념이 여러 개일 수 있단 말 인가! 어떻게 도덕이 여러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가! 어떻게 지금 이 시대에 고귀한 선택이 그들이 주장하는 바로 그것이 아닐 수도 있는가! 어떻게 정의가 조각조각 나누어질 수 있는가! 그런 산발적이고 개인적인 고집이 이 시대에 정의를 세우는 데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부도덕한 존재는 해로운 것이고 해로운 것이 곧 부도덕한 존재 그 자체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어떻게 감히 파렴치하게 직접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친 우리 다수에게 무모하게 정면으로 대항할 수 있는가! 어찌 그토록 치떨리게 오만할 수 있는가! 그러고도 어찌 감히 그토록 태연자약할 수 있는가! 차라리 냉담한 소수가 되어 구석에서 침묵을 지키거나 겁에 질린 채 말없이 우리 뒤를 따라 오라! 그러면 최소한 자비로운 용서를 받을 수 있을 테니. 그들의 신념에 가득 찬 강인한 표정은 그런 전체주의의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적으로부터 너무나 충분히 배운, 바로 그 것 말이다.]
[신문과 텔레비전이 그들을 '신인류'라고 부르고 그런 이름에 으쓱해지지만, 실상은 무엇이 새롭다는 것인지 그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면서, 그들의 새로움이란 것이 부모 세대의 경제적 성과를 너무나 당연한 선물인 것처럼 꼭 움켜쥐고 소비문화에 충실한 결과 자연스럽게 발생한 취미의 다양성이나 욕구분출의 자유로움에 따른 정신적 여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진화의 덕택으로 좀 더 창의적인 두뇌를 타고났기 때문이며, 게다가 그들은 뭔가 운명적으로 비교할 수도 없이 우월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새로운 문물이 넘치는 1980년대에 젊은이로 살 수 있다는 것을 68세대 혹은 4·19 세대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젊고 신선한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그런 호칭을 부여받을 당연한 권리가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기 좋아할 뿐이다.]
[너에게 설명하고 싶어 미치겠지만, 나는 영웅답게 침묵을 지킨다. 라고 말하고 싶어 견딜 수 없어하는 표정을 나는 읽을 수 있었다.]
[설사 다가올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제 정녕 거대한 폭력이 아주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각 개인이 내면에서 외롭게 홀로 견뎌 야만 하는 폭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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