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어온 기억은 진실이 아니다.
그럼 이 현실도 지나면 사실이 아닌 건가.
흔적으로 남아 있는 잔상들은 어쩌란 말인가.
[흘러가는 시간에 저항하는 연인들]
[사랑이 끝나는 순간 우리가 한때 서로의 모서리가 닿았던 지점을 가만히 응시하듯이]
[외로움이 결국 하나의 자세로 남는 것이라면]
[두 연인이 사랑의 공모를 폐기할 때, 그 사랑은 어디로 가는 걸까?
사랑이 한 사람의 내면의 문제에 관계된다면 그것은 영혼과 같은 것일까, 아니면 기억과 같은 것일까?
그러나 사랑은 실로 육체 없이 불가능한 것일 텐데, 사랑하는 이들의 육체가 사라지게 될 때 그 사랑은 여전히 여기 머무르게 될까?]
[활짝 웃고 있는 그 한 장의 대학 졸업 사진은 젊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표표히 드러내고 있었다. 분명 그 여자아이는 괴로움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지만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청춘의 아름다움이 지닌 표면이 그녀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이름 붙였던 것들을 철저히 감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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