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시대를 사는 우리세대의 안부
다 같이 추워지기로 결심한 어떤 시절의 연극은 그렇게 끝났다.
_홈 파티
어릴 적 건물 청소를 맡아 하던 아주머니가 있었다.
그분은 종종 자신의 어린 아들을 데려와 내 방에서 놀게 했다.
어느 날 돌아와 보니 장난감 몇 개가 없어진 걸 알았다.
그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건 어떤 이유였을까.
며칠 후 아주머니는 내게 연필 한 다스를 선물했다.
_슾속 작은 집
물려받은 이 집을 떠날 수는 없겠지.
또렷이 들리는 옆집 TV 소리에도
복도에 스며든 퀴퀴한 냄새에도
그저 다음 이웃이 좋은 이웃 이기를 바라며 살아야겠지.
_좋은 이웃
플래시를 켜고 정수리 사진을 찍었다. 머리 꼭대기의 사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머리카락을 이쪽 저쪽으로 넘겨가며 다시 찍었다. 몸이 늙는 일은 참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그럼 마음은. 마음이 늙은 일도 몸이 늙은 일과 같은걸까.,
_이물감
돌아오는 생일날에도 살아 있다면
머리가 어질했던 단맛의 케이크를 주문한다.
조카가 선물한 술을 딴다.
_레몬케이크
요즈음도 대체로 '안녕'이라고,
그러니 당신도 부디 평안하라고.
_안녕이라 그랬어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_빗방울처럼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적절함'의 거리를 둘이 힘을 합쳐 구겨버렸다.] _이물감
[계급성은 지우고 나이라는 약자성만 내세운 채 신문에서 읽은 말로 앞 세대에게 자주 적의를 보이는 것 같았다.] _이물감
[편안한 음식을 취한 편안한 내장들이 자아내는 표정이랄까. 음식이 혀에 닿는 순간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는 찰나가 쌓인, 작은 쾌락이 축적된 얼굴이랄까.] _이물감
[체지방을 줄인 담백한 몸처럼 한정된 어휘가 만드는 문장만의 매력이 있었으니까.] _안녕이라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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