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궤도

에뷔테른느 2025. 7. 20. 08:56

궤도를 맴돌고 흩어지는 문장들


[저것들이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어디로 가지도 않고, 왜 맴돌기만 하는 거야?]

[보잘 것 없는게 저렇게 빛날 수 없어.멀리 던져진 별 볼일 없는 위성이 같아요 저런 장관을 만들어 내고, 쓸데없는 돌덩이가 균류와 인간 정신처럼 복잡한 것들을 조율할 리 없어.]

[언젠가 우리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썩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직립 유인원이 거울 속에서 우리를 다시 바라보는 모습에 만족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숨을 고르며 생각할 것이다. 그래, 우린 혼자야, 그러라고 해.]

[중력이 더 밀고 들어오지 않자 심장이 밖으로 밀고 나가려 하며 균형을 잡는다. 자신이 살아 있고 감정을 느끼는 동물의 한 부분임을 갑자기 퍼뜩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그 동물은 단순히 목격하는데 그치지 않고 목격한 것을 사랑한다.]

[왜 이러고 있지? 절대 번영할 수 없는 세상에서 바득바득 살아 보려고 하는 이유는 대체? 완벽한 지구가 저기 있는데 굳이 우주가 원치 않는 곳에 가려고 하는 이유는?우주를 향한 인류의 갈망은 호기심일까 아니면 배은망덕함일까.]

[무심한 우주 속 지구의 무심한 회전, 모든 언어를 초월하는 구체의 완벽함.]

[영원히 스스로를 응시하며 무엇이 우리를 다르게 만드는지 알아내려 애쓰는 걸 보면 우리는 얼마나 불안정한 종족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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