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했는데

어제의 세계

에뷔테른느 2025. 5. 31. 09:42

오늘의 세계는 어제의 세계와 다르며 닮아간다.

어제의 세계의 츠바이크 아저씨는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기고 아내와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친구 여러분들은 이 길고 어두운 밤 뒤에 아침노을이 마침내 떠오르는 것을 보기를 빕니다.'

그러니 오늘의 세계의 우리는 조금만 더 존재하기로 하자.



[청춘은 어떤 종류의 짐승처럼 기후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해 비상한 본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 젊은 사람들은 문학적 열정에 완전히 도취되어 우리 땅에서 일어나는 이런 위험한 변화들을 별로 눈치 채지 못했다. 우리는 다만 책과 그림을 보고 있었다. 우리는 정치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티끌만큼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우리의 인생에 이 시끄러운 싸움들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한다는 말인가? 빈의 거리는 선거 때면 들끓었다. 그러나 우리는 도서관으로 갔다. 대중이 봉기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시를 쓰고 시를 논했다. 우리는 벽에 붙여진 불의 표지(標識)를 보지 못했다. 그 옛날 벨자차르 왕처럼 무사태평, 예술의 모든 값진 요리로 주연을 차릴 뿐 불안을 느끼면서 미래를 예견하는 일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십 년 뒤 지붕과 벽이 우리 머리 위로 떨어져 왔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토대가 오래전부터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새로운 세기와 함께 유럽에서 개인적 자유의 몰락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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